이것은 추악하고 더럽고 이기적인
인간들을 향한 잔혹한 이야기...
선량하거나 아직 따스한 마음이
남아 있는 분들은 창을 닫으셔도 좋습니다...
기억나나? 외곽이지만 빈번히 차가 다니는 위험한 도로였지... 그 냉랭한 길 위에서 피흘리며 찢겨지고 밟혀진 생명은 새끼 고양이가 아니라 추악하고 더러운 네 몸뚱아리일 수도 있었다 살려달라고 했겠지 너는... 제발 도와달라고 했겠지 너는... 하지만 기분 나쁘다며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을 봐야했겠지 너는... 너와 닮아있는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이유 때문에 느껴야 했던 그 참혹한 상황과 배신감과 슬픔 따위는 그 어린 생명이 가지고 떠나야 했을 두려움과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... 당연히 안고 어루만져야 할 아픔이었다 그래... 넌 날씨도 더러운데 재수도 없다며 욕짓거리를 했겠지... 네가 침을 뱉고 소금을 뿌리고 투덜거리며 세차하고 있을 때 나는 아직 마음껏 뛰어 놀지도 못한 어린 생명을 묻어주고 있었다
비가 내리다 잠시 멎은 잿빛 하늘이었다... 길 위에서 처참히 찢겨지고 밟혀지고 문드러진 어린 생명을 보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... 그 순간에도 사람들은 흘끗흘끗 쳐다보며 지나쳐버리고 있었다... 욕이 절로 나왔다... 어느 누구 하나 손내밀지 않았다...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만 길게 이어진 곳에 내버려 둘 수 없어 산에 묻어주었다 사람의 발길은 닿겠지만 차는 피할 수 있으리라... 차가운 흙 속이겠지만 떠나게 될 곳은 편하고 아늑한 곳이리라... 다시 비가 내린다... 내가 묻어주기를 기다렸다는 듯이... 자꾸만 고양이의 시체가 아른거린다 한 동안은 이 지독한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비극 속에서 희생되어진 생명들...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날개를 펼치고 밝고 즐겁게 희망차게 활짝 피어나기를... 2011년 7월 8일 금요일 부산 흐리고 비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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